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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내면을 가득 채운 꿈을 찾는 과정, 라푼젤 영화리뷰

 
집에 빔프로젝터 하나가 생기면서 주말이면 종종 집이 영화관으로 변합니다. 푹신한 침대 위에 누워 일주일의 피곤을 씻는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사실 아이가 있는 집이다보니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주로 보게 된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그래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대부분 스토리가 탄탄한데다 중심 교훈이 분명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음악도 한 몫을 합니다. 함께 본 여러 영화 중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영화 <라푼젤> 먼저 리뷰해보려 합니다.
 

라푼젤 영화 포스터

 

원작: 그림형제 동화집 "Rapunzel"

너무나 잘 알려져 있듯이 라푼젤은 1812년에 발표된 그림형제의 동화집에 수록되어 있는 동화입니다. 아이가 없는 가나난 부부가 임신을 했을 때 마녀가 키우는 양배추(라푼젤)을 먹고 싶어한 아내를 위해 남편이 양배추를 훔칩니다. 마녀에게 들키며, 마녀는 태어날 아이를 자신에게 주면 살려주겠다고 말하고 남편이 이를 허락합니다. 시간이 흘러 잊혀진 것 같았으나 마녀는 아내가 아이를 낳자 바로 데리고 사라집니다. 그리고는 라푼젤이라 이름 붙이고 깊은 숲 속의 높은 탑에 가두어 한번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자라게 됩니다. 단 한번도 바깥 세상에 나가지 못하고 마녀의 엘리베이터 역할만 하게 되는 라푼젤. 그러던 어느날 라푼젤의 노래소리를 지나가던 왕자가 듣게 됩니다. 마녀가 없는 틈을 타 마녀와 같은 방법으로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타고 성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죠. 그러나 얼마 못가 마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녀는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잘라 내쫒고, 왕자는 마녀의 꾐에 빠져 높은 탑 위에서 가시덤불로 떨어져 시력을 잃게 됩니다. 7년을 여기저기 떠돌고 다니던 왕자는 라푼젤과 재회하는데요. 라푼젤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왕자의 눈에 닿으며 기적처럼 시력을 회복합니다. 그리고 라푼젤과 왕자는 다시 왕자의 나라로 돌아가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아, 몰랐는데 원작에서는 라푼젤이 쫓겨난 사이 쌍둥이 아들을 낳아 키우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네요. 
 

원작과 얼마나 닮았을까. 혹은 달라졌을까?

라푼젤은 다년간 TV와 영화, 책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컨텐츠로 소개된 바 있는 명작입니다. 
디즈니에서 발표한 라푼젤은 2010년, 네이선 그레노, 바이런 하워드 감독에 의해 탄생합니다. 디즈니에서 제작한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디즈니에서도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원작과 달리 디즈니의 라푼젤은 공주 신분입니다. 임신 중 중병에 걸린 왕비는, 마녀가 몰래 감추며 젊음을 유지하던 마법의 꽃을 찾아 이를 물에 녹여 마신 후 라푼젤을 낳게 됩니다. 마법의 꽃이 가진 치유의 능력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난 라푼젤을 마녀는 그대로 납치해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게 하고 아무도 못찾게 탑 안에 가두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이렇듯 초기 설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마녀가 아이를 납치해 탑 안에 가두어 자신의 엘리베이터... 와 같은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동일하네요. 그리고 동화 속 왕자 대신 사기꾼 도둑 '플린 라이더'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라푼젤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자신을 부르는 상징을 찾아 도전을 하는 진취적인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의 내면이 가진 힘과 도전정신을 부각하는 점은 디즈니 작품의 특징이자 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호평을 받은바 있기도 하지요. 
제가 더 설명을 하자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여기까지 적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대사 하나는 적어두고 싶습니다.
 

"꿈을 이루게 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하지요?"

"다시 꿈을 꾸면 되지요."

 
이 부분은 10년 넘게 같은 직종에 종사하며, 허무함을 느끼고 있는 내게 격려가 되었습니다.  꿈을 이루고, 허무함만 남아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을 때. 그럼 뭐 어때! 다시 다른 꿈을 꾸면 되는거지. 별거 아니야. 라고 전해주는 담백한 위로.
주인공이 결박을 벗어나고 모험을 그리는 그 모든 과정보다 이 부분이 내게는 특별히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개인에게 전해주는 교훈이 각기 다를 것입니다.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하며 기대없이 봤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위로를 받아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당신에게도 어떤 위로와 감동이 있을지 기대되는 영화.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전히 같은 울림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